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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목표 달성 빨간불? 新車로 마지막 고삐 죈다

기사승인 [2017-10-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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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김병훈 기자 = ‘75%’. 현대·기아자동차가 올해 1~3분기 내수 시장에서 거둔 판매 실적이다. ‘G2(미국·중국)’ 시장 부진으로 벼랑 끝에 내몰렸던 현대·기아차지만 안방에서 견고한 판매를 이어간 결과다. 다만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을 앞둔 가운데 최근 대(對)미 수출 관세 부활이 점쳐지는 등 현대·기아차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기아차는 매년 4분기마다 보여줬던 뒷심을 바탕으로 남은 25%의 판매량을 채우겠다는 목표다.

◇ 완성차 5사, 내수 목표 달성 미지수… 新車로 마지막 ‘고삐’
1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와 한국지엠·르노삼성·쌍용차 등 완성차 5사의 올 1~3분기 내수 판매량은 118만7321대로, 올해 평균 목표 달성률은 71.9%다.

현대차는 올 1~9월 51만8671대를 판매해 올해 내수 목표(68만3000대)의 75.9%를 달성했다. 같은 기간 기아차도 올 판매 목표인 51만5000대 중 38만8500대를 판매해 75.4%의 달성률을 기록했다.

현대·기아차는 남은 3개월 동안 양사 합산 목표인 120만대를 달성하려면 30만대를 더 팔아야 한다. 이를 위해 풀체인지(완전변경)를 거친 신형 프라이드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신형 프라이드의 출시 일정을 조율 중”이라며 “내년 출시 예정인 신차가 많아 우선순위를 정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한국지엠은 올 1~9월 10만2504대를 판매해 올해 내수 목표(19만4000대)의 52.8%를, 르노삼성은 12만대 중 7만5172대를 팔아 62.6%를 달성하는 등 비교적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쌍용차는 올해 내수 목표인 11만대 중 10만2474대를 팔아 완성차 5사 중 가장 높은 목표 달성률(93.1%)을 기록했다.

특히 쌍용차가 지난달 월간 내수 판매 3위로 올라선 가운데 4·5위에 포진한 한국지엠과 르노삼성도 긴장의 고삐를 죄는 모양새다. 양사는 각각 4분기 내 신형 크루즈 디젤 모델과 클리오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을 출시, 국내 준중형·소형 해치백 시장 공략에 나선다.

한편 업계에선 올 하반기 완성차 내수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내수 시장이 최근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는 지난해 파업과 추석 연휴에 따른 생산·판매 차질 기저효과로, 내수 시장 회복 신호로 보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올해 완성차 내수 판매는 지난해보다 2.8% 줄어든 175만대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 현대·기아차, 한국지엠 파업 변수 지속… 4분기 특수에 ‘주목’
추석 전 임단협을 매듭짓지 못한 현대·기아차는 ‘노조 리스크’라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수출 부진으로 신음하던 한국지엠도 이번엔 내수 부진으로 벼랑 끝에 몰렸다. 끊임없는 철수설에 든든한 방패막 역할을 하던 판매량마저 무너지면서 더이상 기댈 곳이 없는 모양새다. 여기에 이달 초 장기 연휴로 영업일이 지난달보다 5일이나 줄어 전체 계약물량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수순 돌입으로 국내 생산 축소 가능성까지 불거지고 있다.

다만 긍정적인 부분은 현대·기아차가 전통적으로 4분기에 연중 가장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는 점이다. 실제 현대·기아차의 최근 3년간 분기별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4분기 판매는 직전 분기 대비 증가세를 유지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현대차 판매량은 17만5278대로 전분기(13만1242대) 대비 33.6%나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개별소비세 종료 후 기저효과와 할인 등 4분기 특수를 고려한다면 실적 개선의 여지는 충분히 남아 있다”면서도 “노사 간 합의를 통한 판매 정상화가 빨리 이뤄질수록 내수 고객 확보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