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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남미서 '고속질주'… 도미니카 중고차 시장 잡는다

기사승인 [2017-10-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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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사옥./제공 = 현대자동차


아시아투데이 김병훈 기자 = 현대·기아자동차가 도미니카공화국 중고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현대·기아차는 한국의 최대 중고차 수출국 리비아에 이은 도미니카공화국 시장 점유율을 높여 남미 중고차 시장 본격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4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올 상반기 도미니카공화국에 수출한 중고차는 각각 8700대, 5700대로 총 1만5000여대에 달한다. 차종별로는 현대차 쏘나타가 약 6000대 규모로 1위를 차지했으며, 기아차 K5(2600대)와 쏘렌토(1500대)가 그 뒤를 이었다.

현대·기아차는 도미니카공화국 중고차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도미니카공화국 관세청에 따르면 2012~2016년 총 28만3752대의 중고차를 수입하는 등 최근 5년간 중고차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중고차 수입 규모는 2012년보다 약 128% 급증했다. 앞서 2015년 도미니카공화국은 한국의 중고차 2위 수출시장으로 올라선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2015년 이후 수입 증가세가 두드러져 내년에는 연간 중고차 수입 대수가 최초 1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도미니카공화국에서 한국산 중고차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와 가스연료, 신차 판매 증가 등이 꼽힌다. 현지 시장에서 한국산 중고차 점유율이 늘면서 가성비를 갖춘 신형 중고차 투입이 늘고 있는 데다 가스연료 사용이 가능해 택시·렌터카 활용도가 높은 현지 시장에서 강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지 차량부품 수입업체 역시 한국 부품 수입을 늘리면서 수리비용·편의성 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반영해 현대·기아차도 중고차 수출을 지속적으로 늘리면서 지난해 기준 도미니카공화국 중고차 시장 점유율 1위(23.8%)를 기록했다. 기아차는 15.1%로 혼다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도미니카공화국은 인구 대비 대중교통 수준이 취약하고, 신차 가격이 매우 높다”면서 “인구의 71% 이상이 10년 이상 된 중고차를 이용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는 일본 등 타 브랜드의 현지 중고차 시장 진출이 늘어남에 따라 현지 딜러망 확보와 신차 투입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도미니카공화국 중고차 시장 내 국내 업체는 물론 경쟁 브랜드 진출이 늘면서 딜러 간 견제가 심화되고 있다”며 “효율적인 딜러망을 구축하고 신형 중고차 투입을 늘려 점유율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