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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럭셔리 중형 SUV의 새 기준'… 레인지로버 벨라 타보니

기사승인 [2017-08-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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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질)레인지로버 벨라 미디어 익스피리언스 (4)
랜드로버의 ‘레인지로버 벨라’ 주행 모습./제공 =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아시아투데이 김병훈 기자 = 랜드로버의 유망주이자 레인지로버 4번째 모델인 ‘레인지로버 벨라’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육중한 체격에도 민첩한 움직임은 물론 레인지로버의 우아함과 이보크의 독특함을 동시에 담아낸 모델이었다. 한마디로 매력적이었다.

지난 22일 서울 잠원한강공원에서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호텔 오라까지 편도 68.5km 구간을 달렸다. 시승 차량은 D300 R-다이내믹 SE 모델로, 3ℓ 인제니움 디젤 엔진에 트윈 터보차저가 장착돼 최대출력 300마력, 최대토크 71.4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외관은 물 흐르듯이 매끈한 실루엣에 늘씬한 몸매를 뽐낸다. 직선 사용을 최대한 절제해 빈틈없는 간결함을 추구했다. 미래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보는 듯하다. 전면의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은 가늘게 빚었다. 허리 라인은 SUV답지 않게 치켜올림으로써 날렵함을 더했다.

감쪽같이 숨겨놓은 도어 손잡이는 재미를 더했다. 평소에는 모습을 감추고 있다가 스마트키를 소지하고 다가서면 4개의 문에서 스르륵 튀어나온다. 시속 8km 이상에서는 손잡이가 문으로 쏙 들어간다. 돌출부를 없애 매끈한 옆면을 완성할 뿐 아니라 연비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탑승 후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계기판과 센터페시아는 터치식 디스플레이로, 버튼이 아예 없다. 시동이 켜지면 화려한 빛을 발하며 다양한 버튼들이 등장한다. 센터페시아 상·하단으로 나뉜 2개의 10인치 터치스크린은 각각 내비게이션과 오디오·공조장치와 주행모드·시트 등 다양한 차량 조작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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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로버의 ‘레인지로버 벨라’ 주행 모습 및 내부 공간./제공 =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계기판도 디지털 방식으로 시인성이 뛰어나다. 속도계와 엔진 회전계 등으로 계기판을 구성할 수 있고, 내비게이션을 옮겨올 수도 있다. 시트는 편안했다. 허벅지 좌우와 허리 양쪽을 꽉 잡아줬다. 다만 1억원을 넘는 차 가격에도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와 통풍 시트가 없는 점은 아쉬웠다. 시트 역시 단단한 가죽 질감으로 허리 양쪽과 허벅지 좌우를 꽉 잡아줬지만, 몸이 살짝 들뜬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뻥 뚫린 전용도로로 나가 가속 페달에 힘을 실었다. 부드럽게 RPM이 2000 이상 올라가면서 튀어 나갔다. 폭발적이기보다는 부드럽고 꾸준하게 속도를 끌어올렸다. 급출발 시 발끝으로 디젤 엔진의 진동이 느껴지지만 거슬리는 수준은 아니었다.

변속기 성능도 합격점. 매끄러우면서도 날렵한 변속으로 전 구간 부드러운 주행이 가능했다. 시속 213km에서의 코너링에도 단 한 번의 울렁거림 없이 노면을 꽉 움켜쥐고 쏘아나갔다. 가속 성능과 코너링, 단단한 서스펜스 등 기본기를 잘 갖췄다. 다만 2톤이 넘는 무게에도 스티어링 휠 무게감이 비교적 가벼운 점은 아쉬운 대목이었다.

연비는 공인연비(12.8km/ℓ)를 약간 넘는 13.6km/ℓ을 기록했다.

레인지로버 벨라의 가격(부가세 포함)은 △D240 S 9850만원 △D240 SE 1억460만원 △D240 R-다이내믹 SE 1억860만원 △D300 R-다이내믹 SE 1억1530만원 △D300 R-다이내믹 HSE 1억2620만원 △D300 퍼스트 에디션 1억4340만원 △P380 R-다이내믹 SE 1억161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