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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소리없이 강하다"… 캐딜락 CT6 프리미엄 타보니

기사승인 [2017-08-15 06:00], 기사수정 [2017-08-18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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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의 대형 플래그십 세단 ‘CT6’의 주행 모습./제공 = 캐딜락


아시아투데이 김병훈 기자 = 래퍼가 랩을 잘하는 것은 당연하다. 랩을 잘하는 래퍼가 연기도 잘하고 외모에 유머 감각까지 받쳐준다면 인기가 많을 수밖에 없다.

캐딜락의 대형 플래그십 세단 CT6가 그랬다. 퍼스트클래스 세단다운 고급스러운 외모가 존재감을 더했고 넉넉한 실내공간 덕분에 어디에 앉던 부담이 없었다. 말쑥한 외모와는 달리 고성능 스포츠카 수준의 퍼포먼스도 갖췄다.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달 23일 서울에서 출발해 강원도 홍천을 왕복하는 243km 구간을 달렸다. 시승 차량은 프리미엄 모델로 첨단 열 감지 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한 나이트 비전 시스템 등다양한 안전·편의사양이 탑재됐다.

외관은 캐딜락의 전통적인 특징인 웅장함과 고전적인 매력을 충분히 담고 있다. 전면부의 거대한 그릴에 새겨진 엠블럼과 수직으로 배열된 LED 헤드라이트의 조화는 젊고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옆모습은 매끈한 다리가 떠오를 정도로 늘씬하다. 5185mm에 달하는 전장을 바탕으로 짧은 오버행과 긴 보닛, C필러에서 트렁크까지 이어지는 완만한 경사 덕분에 둔한 느낌은 찾아볼 수 없다. 20인치 휠은 견고한 느낌을 더한다. 후면은 수직 형태의 리어라이트와 V라인, 트윈 듀얼 머플러는 다이내믹한 범퍼와 짝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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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의 대형 플래그십 세단 ‘CT6’ 외관./사진 = 김병훈 기자


캐딜락은 CT6의 차체 강성에도 공을 들였다. CT6는 차체 중량이 2톤에 가까운 대형 세단이지만, 경쟁 차종인 BMW 7시리즈보다는 가볍다. 새로 개발된 오메가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제작돼 차체의 64%의 알루미늄 소재를 적용, 가볍고 견고한 바디가 특징이다. 전장·전폭·전고는 각각 5185mm·1880mm·1485mm며, 휠베이스(축간거리)는 3109mm로 BMW 7시리즈보다 39mm 길어 동급에서 여유로운 공간을 확보했다.

실내 디자인은 ‘절제미’가 돋보였다. 화려함을 억제하고 간결한 고급스러움을 추구한 듯하다. 대시보드와 도어 트림에는 기존 고급차에 사용되는 천연가죽과 원목 소재뿐 아니라 탄소섬유 등 특수소재가 적용돼 정돈된 인상을 줬다.

운전석에 앉으면 기존 플래그십 세단들이 강조했던 아날로그적인 요소들을 배제했음을 단번에 느낄 수 있다. 센터페시아 중앙에 위치한 10.2인치 터치스크린 인포테인먼트 패널을 중심으로 좌우와 하단에 V자로 구성된 버튼 대부분은 감압식 터치 방식이다. 다만 조작은 아날로그 방식보다 직관성이 떨어져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비상등 위치가 센터페시아 오른쪽에 위치해 운전석과 먼 점과 지문이 잘 묻는 점은 옥에 티.

센터페시아에서 센터 콘솔을 지나 암레스트(팔걸이) 영역까지의 디자인은 남성적이며 미래지향적이다. 센터 콘솔에는 별도의 조작이 가능한 터치패드가 제공돼 직접 글씨를 입력할 수도 있다. 특이한 점은 업계 최초로 사용된 디지털 방식 리어 미러다. 룸미러에서 버튼을 누르면 리어카메라를 통해 차량의 후방 전경을 볼 수 있다. 일반 룸미러보다 3배 더 넓게 볼 수 있으며, 버튼을 다시 누르면 일반 룸미러 기능으로 돌아온다.

세미 버킷 시트는 맞춤복을 입은 듯 몸에 착 감겼다. 지나치게 물렁물렁하거나 딱딱하지 않아 장시간 주행에도 피로감이 덜하다. 또 20방향의 전동 조절 기능이 지원돼 운전자의 몸에 최적화시킬 수 있다. 조정 레버는 벤츠와 마찬가지로 도어 트림에 위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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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의 대형 플래그십 세단 ‘CT6’의 엔진룸. CT6에는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39.4kg.m를 발휘하는 V6 3.6ℓ 직분사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이 장착됐다. 이 엔진은 2016년 워즈오토 10대 베스트 엔진으로 선정된 바 있다./사진 = 김병훈 기자


주행 성능은 캐딜락을 대표하는 세단답게 뛰어난 편이다. 무엇보다 부족함 없는 가속 성능과 정숙성이 좋았다. CT6에는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39.4kg.m를 발휘하는 V6 3.6ℓ 직분사 가솔린 자연 흡기 엔진이 장착됐다. 여기에 첨단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과 하이드라매틱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민첩한 응답성과 뛰어난 효율성을 확보했다.

동력 성능 자체도 좋지만, 차체가 가벼워 더욱 부드러운 가속이 가능했다. 차체의 64%에 알루미늄 소재를 적용하고 접합 부위를 최소화한 덕분이다. 오르막을 달릴 때도 힘이 부친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으며, 전 영역에서 고른 회전 질감을 보여줬다.

초반 급가속의 반응은 금세 반응하는 편은 아니다. 폭발적인 반응은 없지만, 속도를 차근차근 끌어올려줬다. 와인딩 코스에서는 거대한 몸집을 잊을 정도로 민첩하고 안정적이었다. 뛰어난 차체 강성 덕분이기도 하지만 액티브 섀시 시스템과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이 크게 작용했다.

시승 후 연비는 8.7km/ℓ가 나왔다. 공인연비(8.2km/ℓ)와 비교하면 약간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캐딜락 CT6의 국내 판매 가격(부가세 포함)은 프리미엄 7880만원, 플래티넘 958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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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서울에서 출발해 강원도 홍천을 왕복하는 243km 구간을 주행한 결과 공인연비(8.2km/ℓ)보다 약간 높은 8.7km/ℓ의 연비를 기록했다./사진 = 김병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