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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가뭄 속 단비같은 車' 신형 그랜저IG 3.0 가솔린 타보니

기사승인 [2017-08-04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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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신형 그랜저IG 가솔린 3.0 모델의 주행 모습./제공 = 현대자동차


아시아투데이 김병훈 기자 = 현대자동차의 준대형 세단 그랜저는 가뭄 속 단비 같은 존재다. 내수 침체와 중국·미국 등 해외 주요시장에서의 판매 감소로 올해 목표 대수를 채우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 속에서도 월평균 판매 대수 1만대를 넘기며 위기의 현대차를 지탱해주고 있다.

4일 현대차에 따르면 신형 그랜저IG가 8개월 연속 1만대 판매를 기록하며 10만대 고지를 넘어섰다.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한 지난해 12월 이후 누적 판매량은 10만2006대로 준대형 이상 차급에서 최단 기간 10만대 판매 기록을 세웠다. 2011년 구형 그랜저(HG)가 12개월 만에 10만대 판매를 넘어섰던 것보다 4개월이나 앞선 기록이다.

이대로라면 올해 국내 연간 판매 1위가 유력한 가운데 내수 판매 15만대 돌파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다. 국내 시장에서 단일차종이 연간 15만대 판매를 넘어선 것은 2010년 쏘나타(15만2023대)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8~10일 2박 3일 동안 서울에서 경기도 여주를 거쳐 강원도 삼척과 충북 청주를 왕복하는 926km 구간에서 신형 그랜저IG를 시승했다. 시승 구간에는 시내도로·지방국도·고속도로가 골고루 섞여 있음은 물론 장맛비가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해 차량의 정숙성과 주행성능을 충분히 시험해볼 수 있었다.

시승 차량은 가솔린 3.0 익스클루시브 스페셜 모델로 5세대 그랜저의 람다Ⅱ 3.0 GDi 엔진의 개선형 모델이 탑재됐다. 또한 전륜 8단 자동변속기가 ‘2017 아슬란’에 이어 현대차에서 두 번째로 적용됐다. 이 엔진은 최고출력 266마력, 최대토크 31.4kg.m의 힘을 발휘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회전보다는 실용영역에서의 응답성을 강조하기 위해 이전보다 출력과 토크를 각각 4마력, 0.2kg.m 줄였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19인치 타이어와 선택 사양인 ‘현대 스마트 센스 패키지 Ⅱ’,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파노라마 선루프도 장착됐다. 차체는 전장 4930mm, 전폭 1865mm, 전고 1470mm, 휠베이스(축간거리) 2845mm로 기존 대비 전장이 10mm 길어졌고 전폭이 5mm 넓어졌다.

신형 그랜저의 디자인은 확실히 젊어졌다.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의 위치를 낮춰 안정감을 줬고 선명한 선을 적용한 후드 라인은 볼륨감을 더했다. 기존 그랜저가 강인하고 날렵한 디자인을 추구했다면, 신형 그랜저는 부드러우면서도 세련됨을 강조해 완성도가 한층 높아진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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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신형 그랜저IG 가솔린 3.0 모델의 실내 공간./제공 = 현대자동차


운전석에 앉자 탁 트인 시야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크래쉬패드 상단부를 낮춰 개방감을 극대화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8인치 디스플레이는 센터페시아 가운데 돌출돼 있어 입체감과 함께 고급감을 높였다. 스티어링 휠의 그립감은 묵직했으며, 조작 스위치는 버튼 방식이 아닌 위아래로 움직이는 방식이어서 편리했다. 주행모드는 에코, 컴포트, 스마트, 스포츠 등 4개였다.

시동을 걸고 가속페달을 밟으니 부드럽게 치고 나간다. 스마트 모드로 시내와 고속국도를 주행했더니 도로 상황에 따라 적합한 주행모드로 자동변경돼 연비주행을 위한 수고를 덜 수 있었다. 고속도로에 접어들어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바꿨다. 강렬한 배기음과 함께 잔진동이 느껴지자 이 차의 성능을 시험해보고 싶었다. 액셀을 꾹 밟았더니 시속 200km까지 순식간에 도달했다. 제동 또한 즉각적으로 반응했으며, 고속주행 시 코너링에서도 쏠림현상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약 3일간의 장거리 운전과 조수석, 뒷좌석 탑승 결과 이 차의 백미는 정숙성과 안정성이었다. 국도는 물론 고속도로에서도 실내에 유입되는 비바람 소리와 바닥에서 올라오는 소음이 대부분 차단됐다. 이는 신형 그랜저의 앞유리와 앞좌석 도어 유리에 이중접합 유리를 적용하고 휠 강성을 증대하는 등 소음진동성능(NVH)을 향상시켰기 때문이다. 또 차체 흡·차음재 확대와 도어 하단부 3중 실링을 적용해 엔진 소음 역시 대폭 감소시켰다.

또한 지나치게 딱딱하지도, 무르지도 않은 서스펜션이 주행 시 피로감을 덜어줬다. 신형 그랜저는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 개선과 차량 하부 구성 부품에 최고 수준의 방청 재질을 적용해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보장한다. 다만 스티어링 휠의 묵직한 그립감과는 달리 고속에서 무게감이 덜한 점은 옥에 티.

신형 그랜저에 처음 적용된 지능형 안전기술 브랜드인 ‘현대 스마트 센스’는 안전성을 극대화했다. 특히 주변 차량이나 보행자와 충돌 가능성이 감지되면 브레이크 작동을 보조하는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AEB)과 운전자의 부주의 운전 패턴이 감지되면 휴식을 유도하는 부주의 운전 경보 시스템(DAA) 덕분에 편안하게 주행을 마칠 수 있었다.

4가지 주행모드를 골고루 사용하고 도로 특성에 맞는 주행패턴으로 시승을 마친 결과 연비는 공인연비(10.1km/ℓ)를 살짝 넘긴 10.4km/ℓ를 기록했다. 현대차 6세대 신형 그랜저 가솔린 3.0 모델의 가격은 △익스클루시브 3550만원 △익스클루시브 스페셜 387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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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에서 경기도 여주를 거쳐 강원도 삼척과 충북 청주를 왕복하는 926km 구간을 주행한 결과 공인연비(10.1km/ℓ)를 살짝 넘긴 10.4km/ℓ의 연비를 기록했다./사진 = 김병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