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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美 실적 개선 위해 'HCA' 투자… '쏘나타' 띄우기 노림수?

기사승인 [2017-08-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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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현대자동차 미국판매법인(HMA) 홈페이지


아시아투데이 김병훈 기자 = 현대자동차가 올해 상반기 부진했던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현대캐피탈아메리카(HCA) 투자를 늘린다. 미국 판매 감소로 인한 HCA 법인의 실적 악화를 일부 상쇄하고 현지 판매 전략을 재정비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현대차는 올 하반기 미국에 내놓는 유일한 신차인 ‘2018 쏘나타(국내명 쏘나타 뉴라이즈)’의 마케팅에 집중, 미국 중형 세단 강자인 캠리·어코드와의 경쟁에서 앞서나간다는 목표다.

2일 현대차에 따르면 최근 미국판매법인(HMA) 증자 참여를 통해 HCA에 1840억원을 출자했다. 이번 출자로 HMA에 대한 현대차의 보유지분율은 100%가 됐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 관계자는 “최근 할부금융사업 확장에 따른 증자 참여”라며 “기존 할부프로그램과 판촉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HCA는 현대차의 자동차 금융 전담회사로, 미국에서 현대차의 할부와 리스를 담당하고 있다.

현대차가 미국 현지 판매망 강화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최근 중국 판매 부진과 미국 자동차 시장 성장률 둔화가 맞물렸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시장은 지난해 저유가와 낮은 금리를 바탕으로 역대 최고치인 1760대 판매를 기록했으나 올 상반기에는 승용차 수요 부진 심화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성장률 둔화로 수요가 2% 감소했다. IHS 마켓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 시장은 올해를 변곡점으로 2024년까지 매년 10만~50만대 수준의 판매 감소를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역시 판매가 감소세다. 현대차의 올 2분기 미국 판매량은 17만7568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5% 줄었다. 2분기 실적에 반영된 리콜비용만 해도 6000억원에 이른다. 반면 상반기 미국 인센티브(보조금)는 대당 2800달러(약 312만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늘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하반기 미국 시장의 수요는 상반기보다 감소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양적 성장보다는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현대차는 올 하반기 ‘2018 쏘나타’를 투입해 모델 노후화로 인한 판매 감소를 회복하고 미국 중형 세단 시장을 선점한다는 각오다. 특히 신형 쏘나타의 출시 직후 HCA에 대한 출자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 모델에 맞춘 금융 프로모션 상품이 새롭게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현대차는 주요 안전·편의사양을 모든 트림에 기본 적용하고 현지 공식 판매 가격을 2만2050달러(약 2450만원)~3만2450달러(약 3610만원)으로 책정, 가격 인상폭을 최소화했다. 여기에 ‘2017 쏘나타’를 6750달러(약 750만원)에 달하는 파격 할인을 제공, 마지막 재고 처분에 나선다.

한편 올 하반기 토요타와 혼다가 각각 캠리와 어코드의 완전변경 모델을 출시하면서 미국 내 중형 세단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형 쏘나타의 출고 본격화로 하반기부터는 판매량을 일정 수준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현지 판매망 강화와 다양한 할부·리스 프로그램을 마련해 상품성을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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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지난달 말 미국 판매를 시작한 ‘2018 쏘나타(국내명 쏘나타 뉴라이즈)’./제공 = 현대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