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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기아차, 고성능 트림 'GT' SUV로 확대… 프리미엄 브랜드 출범 가시화?

기사승인 [2017-07-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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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523 기아차, 스팅어(Stinger) 출시 (사진2)
기아차의 고성능 스포츠세단 ‘스팅어’ 후측면./제공 = 기아자동차


아시아투데이 김병훈 기자 = 기아자동차가 고성능 트림 ‘GT(Grand Touring)’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까지 확대 적용한다. 기아차는 지난 4월 K5 라인업에 자사 최초로 GT 트림을 추가한 데 이어 스팅어의 최고 사양 모델인 3.3 터보에도 GT를 적용했다. 기아차는 GT 개발·운영을 통해 고성능 차량을 선호하는 차별화된 수요를 잡고 기존 SUV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 판매를 늘린다는 전략이다.

2일 기아차에 따르면 스포티지 등 주력 SUV 모델에 GT 트림을 도입한다. GT가 적용되는 첫 SUV 모델은 이달 출시 예정인 4세대 쏘렌토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 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GT는 장거리 고속 주행에 적합한 차종으로, 기존 제품을 바탕으로 동력계·서스펜션 등 상품성을 대폭 개선한 모델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승용 부문 모델뿐만 아니라 주력 SUV 차종에도 GT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아차가 고성능 라인업을 SUV로 확대하는 움직임에는 급성장하고 있는 SUV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IHS의 조사를 보면 전세계 SUV 시장은 2020년까지 약 25% 성장할 전망이다.

현재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고성능차로 기존 양산차의 이미지가 개선돼 판매가 동시에 늘어나는 효과에 주목, 고성능 SUV 모델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BMW는 X4·X5·X6에 고성능 브랜드 ‘M’을, 벤츠는 GLC·GLE에 ‘메르세데스-AMG’ 브랜드를 적용하고 있다. 여기에 벤틀리·마세라티 등 SUV를 만들지 않던 완성차 업체들도 최근 고성능 SUV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아차도 13일 ‘스토닉’ 출시로 SUV 라인업을 완성하는 한편 촘촘한 SUV 라인업 사이에 GT 트림을 추가, SUV 경쟁력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최근 격화되고 있는 소형 SUV 경쟁구도를 고려해 스토닉에도 GT 트림을 적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차급별 GT 라인업이 완성될 경우 기아차의 고성능 모델을 대표하는 하나의 단일 브랜드가 등장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대차가 친환경·프리미엄·고성능 브랜드를 크로스체크(교차검증)한 결과물인 N브랜드가 출범을 앞둔 것처럼 기아차 역시 같은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기아차가 GT를 적용한 모델을 내놓고 있는 것은 고성능 브랜드 출범을 준비하는 하나의 신호탄”이라며 “다만 현대차의 ‘아류작’이 될 가능성과 대중차 이미지를 벗기 위해 GT 라인업을 먼저 구축한 뒤 고성능 브랜드를 선언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향후 쏘렌토·카니발 등 차급별 인기 차종에 GT를 적용한 고성능 브랜드로 고객층을 넓히는 한편 앞으로 등장할 새로운 프리미엄 브랜드까지 확대 적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차도 2014년부터 고성능 브랜드 ‘N’을 적용한 차량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독일 BMW에서 고성능차 ‘M’을 개발한 앨버트 비어만 사장을 영입, 준중형 해치백 ‘i30N’을 첫 모델로 정하고 마지막 담금질을 하고 있다. 2.0ℓ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300마력에 달하는 힘을 내는 i30N은 올해 하반기 유럽부터 순차적으로 출시되며, 현대차는 i30N과 같은 플랫폼으로 개발 중인 두 번째 고성능 모델 ‘벨로스터 N’을 내년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