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시승기] '조개같은 차'… 쌍용차 프리미엄 SUV 'G4 렉스턴' 타보니

기사승인 [2017-06-20 06:00]

  • 확대
  • 축소
  • 인쇄
  • facebook
G4 렉스턴_온로드2
지난 7일 쌍용차 프리미엄 SUV ‘G4 렉스턴’ 미디어 시승회에 참석한 기자들이 차량을 체험하고 있다./제공 = 쌍용자동차


아시아투데이 김병훈 기자 = 쌍용자동차의 ‘G4 렉스턴’은 조개 같은 차다. 겉은 단단하고 속은 부드럽다. 첫인상은 바위와 부딪쳐도 깨지지 않을 것처럼 묵직하고 단단하지만, 운전석에 앉으면 거실 소파에 앉은 듯 아늑하다. 차의 다양한 기능을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계기판 시스템과 국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 가장 큰 HD 스크린은 이 차의 백미다.

지난 7일 경기 일산 엠블호텔 고양에서 파주 감악산 카페를 경유해 돌아오는 왕복 124km 구간에서 G4 렉스턴을 시승했다. 탑승 차량은 최상위 트림인 ‘헤리티지’였다. 시승 구간에는 시내도로·지방국도·고속국도가 골고루 섞여 있어 저속에서의 정숙성과 고속에서의 주행 성능을 시험해볼 수 있었다.

주행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쌍용차가 강조했던 ‘프레임 방식(차량의 뼈대 역할을 하는 프레임 위에 차체를 조립해 제작하는 방식)’의 안정성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특히 과속 방지턱을 넘거나 노면이 고르지 못한 길을 달릴 때 차체가 한 덩어리로 반응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비록 2km의 짧은 오프로드 코스였음에도 프레임 방식만의 특징인 단단함이 단연 돋보였다. 시승 당일 오전에 내린 비로 흙길 곳곳이 움푹 패어 덜컹거림이 심할 때도 노면에 차체가 달라붙어 달리는 듯했다.

속이 뻥 뚫리는 듯한 빠른 응답성도 장점이다. 특히 정지 상태에서 시속 20km에 이르는 저속 구간에서의 가속 성능이 우수했다. 한국 도로의 특성상 출발과 정지를 반복하며 주행하는 일이 많아 실용구간에서 최고 토크를 발휘하도록 엔진을 세팅했다는 것이 쌍용차 측의 설명이다. 실제 가속페달을 살짝만 밟아도 시속 30~40km까지 급가속이 이뤄졌다.

자유로에 접어들어 가속페달에 힘을 싣자 대형차답게 묵직하면서도 부드럽게 속도가 붙는다. G4 렉스턴에는 뉴 e-XDi220 LET 엔진과 메르세데스-벤츠 7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최대출력 187마력, 최대토크 42.8kg·m의 힘을 발휘한다.

다만 시속 100km 이상에서의 가속 성능은 아쉬웠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도 ‘우웅’하는 소음을 낼 뿐 속도가 빨리 붙지는 않았다. 고성능 세단은 아니지만, 중고속 영역에서의 가속 성능을 좀 더 높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디젤 SUV답지 않은 정숙성은 만족스러웠다. 시속 140m에 달하는 고속에서도 동승자와의 대화에 아무 지장이 없을 정도로 풍절음 등 소음을 잘 잡아낸다. 탄탄한 하체 덕에 시트로 전해지는 진동 역시 거의 없어 운전 시 피로도를 줄였다.

대형 SUV인 만큼 공간 활용성도 뛰어나다. G4 렉스턴은 넉넉한 2열 공간의 레그룸을 통해 평균 이상의 체격을 가진 성인 남성이 앉더라도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 또 820ℓ에 달하는 넉넉한 트렁크 공간을 확보했고 2열 시트를 접으면 최대 1977ℓ까지 적재 공간이 넓어져 대형 골프가방 4개를 충분히 실을 수 있다.

각종 편의사양의 기능과 시인성도 합격점을 줄 만했다. 국내 SUV 모델 중 가장 큰 9.2인치 HD 스크린과 계기판의 7인치 TFT-LCD 클러스터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여기에 방향지시등 소리를 5가지 중 마음에 드는 것으로 선택할 수 있어 소소한 재미를 더했고, 팔걸이 뒷부분에 200V 충전 콘센트가 위치해 장거리 운행 시 편의성을 더했다.

이날 비바람이 부는 악천후 속에서도 엠블호텔 고양에서 파주 감악산 카페를 왕복한 연비는 10.2km/ℓ를 기록, 공인 연비(10.5km/ℓ)보다는 약간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G4 렉스턴은 4가지 트림으로 운영된다. 가격(부가세 포함)은 △럭셔리 3350만원 △프라임 3620만원 △마제스티 3950만원 △헤리티지 451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