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시승기] 아드레날린 대방출…제네시스 G80 스포츠

고속주행 풍절음 및 노면소음 작아
다소 무거운 공차중량은 아쉬어

기사승인 [2016-11-08 03:00]

  • 확대
  • 축소
  • 인쇄
  • facebook
G80 스포츠 주행사진 (4)
제네시스 G80 스포츠 / 제공=현대자동차


아시아투데이 강태윤 기자 = 빨간색 제네시스 G80 스포츠를 보는 순간 심장 박동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교감신경에서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면서 내재된 질주 본능이 깨어난 것이다. 마블 화이트·폴라 아이스·코스트 블루 등 다른 색상도 많았지만 마음은 오직 터빈 레드 차량을 향했다.

다크 크롬 재질에 코퍼 컬러로 디테일을 살린 그물 모양의 크레스트 그릴이 강렬한 첫인상으로 다가왔다. 측면부에선 멀티 스포크 타입의 스포츠 모델 전용 휠과 다크 크롬 가니쉬가 역동적인 이미지를 배가시켰다. 듀얼 트윈팁 머플러와 블랙 하이그로시 리어 디퓨저로 마감된 후면은 스포츠 세단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 1일 제네시스 G80 스포츠로 서울시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경기도 파주시 헤이리까지 왕복 90㎞를 시승했다.

자유로에서 ‘스포츠 모드’로 바꾸고 가속 페달을 밟자 금세 시속 150㎞가 넘었다. 트윈 터보 시스템이 장착된 V6 3.3 엔진이 최고출력 370마력, 최대토크 52㎏·m의 강력한 성능과 가속력을 발휘했다. 기존 G80의 최상위 트림인 3.8 GDi 모델 대비 출력은 17.5%, 토크는 28.4% 높은 수준이다. 이날 루크 동커볼케 제네시스 디자인 담당 전무가 언급한 ‘근육질의 잘 훈련된 경주마’가 연상됐다.

KakaoTalk_20161107_095132292
제네시스 G80 스포츠의 V6 3.3 엔진은 최고출력 370마력, 최대토크 52㎏·m의 강력한 성능과 가속력을 발휘한다. 기존 G80의 최상위 트림인 3.8 GDi 모델 대비 출력은 17.5%, 토크는 28.4% 높다. / 사진=강태윤 기자


패들시프트를 이용해 200㎞/h까지 거침없이 속도를 끌어올렸다. 고속 주행에서도 풍절음이나 노면 소음은 기대 이상으로 작았다. 이중접합 차음 글라스 등 럭셔리 세단의 중요한 덕목으로 꼽히는 ‘정숙성’에 많은 공을 들인 덕분이다. 아쉬운 점은 스포츠 세단 특유의 우렁찬 배기음을 느낄 수 없었다. 실제 엔진음과 가상 엔진음을 합성한 ‘액티브 엔진 사운드 시스템’은 주행 시 스포티한 감성을 느끼기엔 박진감이 부족했다.

G80 스포츠와 같은 고성능차는 폭발적인 주행성능 뿐 아니라 안정적인 제동 성능이 중요하다. 교통 상황이 다소 한적했을 때 급제동을 했는데 브레이크가 민첩하게 반응했다. 브레이크의 디스크 사이즈 증대와 공기흡입구 안쪽 쿨링덕트 적용으로 제동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G80 스포츠의 기본 가격은 6650만원이다. 현대차가 경쟁 모델로 지목한 재규어 XF R-SPORT(8320만원)와 아우디 A60 50 TFSI(9090만원) 보다 1670만~2440만원 가량 저렴하다. 다만 제네시스 G80 스포츠의 공차중량이 두 차종보다 100㎏ 이상 더 나가는 것은 아쉽다. 알루미늄 차체와 새시 등으로 경량화에 좀 더 신경을 썼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포츠 세단으로서 G80 스포츠의 전반적인 디자인과 성능은 양호하다는 느낌이다. 사전계약 기간 동안 G80 전체 판매량 중 15%를 차지할 정도로 시장의 초기 반응도 좋다. 이는 현대차가 기대했던 10%를 넘어선 것이다. 아울러 사전계약 고객 가운데 30~40대가 71%, 20대가 7%를 차지했다. 이 차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AMG나 BMW M처럼 트랙을 달리는 고성능차가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 질주하고 싶은 뜨거운 심장을 가진 젊은 고객에게 추천하고 싶다.

20161101_120711
제네시스 G80 스포츠의 ‘크레스트 그릴’은 다크 크롬 재질에 코퍼 컬러로 디테일을 살린 그물 모양으로 강렬한 첫인상을 준다/ 사진=강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