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취재뒷담화]테슬라는 '봉이 김선달'?

기사승인 [2016-07-11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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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전기차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대표 제품인 모델S. /제공=테슬라


아시아투데이 최현민 기자 = “마케팅의 승리죠. 완성차 업체들이 훨씬 앞선 기술을 가지고 있는데 테슬라가 베타테스팅 제품을 기가 막히게 포장해 예약판매를 하는 등 소비자를 끌어들였으니 맥이 빠질 수 밖에요...”

최근 자동차 업계 관계자에게 흥미로운 얘기를 들었습니다. 해외판 ‘봉이 김선달’이 나타났다는 겁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테슬라의 수장 앨런 머스크인데요. 차이라면 김선달은 ‘물’, 앨런 머스크는 ‘전기차’로 장사를 한다는 점입니다.

테슬라는 올해 초 1회 충전에 346㎞ 주행이 가능한 모델3 출시 계획을 전격 발표한 이후 현재까지 사전예약만 40만대에 육박하며 전기차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종 업계에선 달갑지 않은 시선입니다. 자동차 업체들이 3년 내 상용화를 목표로 전기차 개발을 진행중인 상황에 테슬라가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한 것 마냥 언론플레이에 나서며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판매가 주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테슬라가 이처럼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 이유는 전기차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함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5월 2조원 가량의 유상 증자를 발표했으며 투자유치를 유도하기 위한 프리마케팅의 일환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특히 올해 2분기 출고 대수는 1만4370대로 목표치 1만7000대보다 15%가량 부족해 자금 확보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황입니다.

전기차 시장이 활성화 될 경우 테슬라는 자동차 경량화 및 고강도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완성차 업체에 비해 기술 경쟁력에서 밀릴 수 밖에 없습니다. 업계에선 기술력이 부족해 마케팅으로 승부를 걸었다는 설명입니다. 현재 자동차 전기차 주행거리 수준은 비슷한 수준입니다.

전기차 기술 엇비슷한 상황에서의 발표이기에 어안이 벙벙한 상태입니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1회 충전으로 주행거리가 200㎞에 불과하지만 향후 2018년 320㎞, 2020년 400㎞ 이상 주행 가능한 전기차 출시 계획을 밝힌 바 있습니다. 제네럴모터스는 2017년 말 테슬라가 출시 예정인 모델3 보다 1년 앞당긴 올해 말 320㎞ 이상 주행 가능한 ‘쉐보레 볼트’를 출시한다는 계획입니다.

최근에는 모델X·모델S 등 테슬라가 출시한 차량의 연이은 교통사고로 자율주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기능이 기초 단계인 상황에 충분한 테스트 기간을 거치지 않고 보급하며 발생한 사고입니다. 과도한 마케팅에만 치중한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저돌적인 마케팅으로 전기차 시장에 대한 관심도를 상승시킨 점은 긍정적이란 평가입니다. 앨런 머스크는 테슬라 외에도 솔라시티·스페이스X·하이퍼루프 등 혁신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했습니다.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행 착오를 발판 삼아 마케팅이 아닌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기대치를 충족시켜 주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