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취재뒷담화]기아자동차, 점심으로 맥도날드 '빅맥'을 준다고요?

기사승인 [2016-05-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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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홍정원 기자 = 점심시간은 언제나 짧습니다. 업무시간 1시간과 비교하면 점심시간 1시간은 찰나와 같습니다.

안 그래도 짧은 점심시간입니다만, 특히나 기아자동차의 점심시간은 더 짧습니다. 지난 2013년 8+9 주·야간 근무제가 도입되면서 점심시간이 기존 1시간에서 40분으로 줄어든 탓이죠.

매 점심시간마다 수 천~수 만명에 이르는 공장 근로자들이 배식을 위해 길게 줄을 늘어섭니다. 줄을 서고, 배식을 받은 뒤 자리를 잡는데 평균 10~30분이 소요됩니다. 실제 식사시간은 길어야 30분에 불과한 셈이죠. 자리를 늦게 잡았다면 젓가락질할 새도 없이 목구멍에 밥만 밀어넣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방안이 제시됐습니다. 식사시간을 늘리는 방안은 힘을 얻지 못했습니다. 식사시간이 늘어나는 만큼 퇴근시간이 늦어지기 때문이죠. 주간조 퇴근시간보다 야간조 퇴근시간이 늦춰지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야간조 퇴근시간은 새벽 1시가 넘습니다.

식당을 신축하거나 증축하는 방안이 있습니다만 당장의 해결방안은 아닙니다. 비용의 문제, 공사기간의 문제를 놓고 의견조율을 겨쳐야 하니까요.

그래서 제시된 대안이 ‘패스트 푸드’입니다. 점심메뉴로 햄버거를 제공해 달라는 것이죠. ‘맥도날드’와 ‘롯데리아’가 가안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기존 메뉴에 더해 패스트 푸드가 점심으로 제공된다면 분산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패스트 푸드, 우리 말로 빠른 음식이니 식사시간도 줄어들테죠.

근로자들로부터 나온 이 안은 사측에 전달돼 검토단계에 있습니다. 사측 관계자는 “검토된 바 있다”며 “현재 가부 결정 및 구체적인 추진방안은 아직 없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메뉴가 다양화 측면에서 좋은 것 같다”며 반색하기도 했습니다.

결론은 어떻게 나게 될지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햄버거 하나로 점심시간이 보다 풍요로워진다면 그 또한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