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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임유신 기자 = 삼성을 빼놓고는 한국 경제와 사회를 말할 수 없고, 이건희 회장 없이는 삼성을 설명하기 힘들다. 이건희라는 인물을 어떻게 정의하고 그가 그린 삼성의 미래를 어떻게 예측해야 할까? 출판사 ‘새로운현재’가 발간한 ‘이건희傳’은 일대기를 통해 삼성과 이건희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건희는 삼성의 과거와 현재에서 성공의 정점에 있던 인물이다. 이 책은 저자의 확고한 관점과 다채로운 접근 방식으로 이건희를 총체적·입체적으로 들여다본다. 이를 통해 이병철 1세대, 이건희 2세대, 이재용 3세대의 변별점을 정확히 구분하고 삼성은 어떤 기업인지를 확실히 인지하는 계기를 제공한다.
| 피플-심정택 (2) | 0 | ‘이건희傳’의 저자 심정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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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심정택씨를 인터뷰했다. 그는 새로운 관점으로 삼성을 보라고 주문한다. 삼성그룹의 여러 통제 속에서 흘러나온 자료와 책을 통해 본 삼성은 잊고, 긍정적인 시각에서 삼성을 촘촘히 들여다 봐야만 삼성의 미래를 객관적으로 전망할 수 있다고 말한다.
칼럼니스트이자 산업분석가로 활동 중인 심씨는 단국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쌍용그룹에 입사했다. 1993년 삼성그룹으로 옮겨 승용차 사업 태스크포스팀인 삼성중공업 중장비사업본부 경영기획실, 삼성중공업 전략사업추진본부, 삼성그룹 21세기기획단에서 일했다. 이밖에 삼성자동차 경영기획실과 자동차소그룹 조사 부문 간사, 삼성그룹 대외협력단, 에스원을 거쳤다. 이후 홍보대행사를 설립해 홍보 컨설팅을 경험했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는 갤러리를 운영하면서 50여회의 초대전을 개최했다. 현재 홍보 및 미술 컨설팅을 수행하며 저술 활동에 매진 중이다. 저서로 <삼성의 몰락(알에이치코리아刊)>,<현대자동차를 말한다(알에이치코리아刊)> 등이 있다.
우리 주변에는 삼성에 호의적인 사람도 많지만 상반된 견해를 가진 사람도 상당수다. 삼성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떻든 간에 삼성에 대해 바로 알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부분 삼성을 기업으로 이해합니다. 제가 아는 삼성은 이미 기업의 정상적인 활동이나 역할에서 벗어났어요. 책에도 적었지만 삼성은 언론·정치·관료사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해요. 이런 분야에서 나오는 결정들은 우리 일상의 삶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죠. 그래서 관심을 가지고 삼성을 들여다봐야 합니다.”
삼성을 왜 알아야 하는 의문과 더불어 이건희 회장에 대한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요즘은 누구나 바쁘게 사느라 과거는 다 잊고 살아요. 여유를 가지고 과거를 조금만 거슬러 보면 답이 보입니다. 제가 한국현대사에서 놀랄만한 사실을 발굴한 건 아니에요. 학술적인 방법으로 제시하지도 않았고요. 되돌아보고 지금 서 있는 자리를 점검하는 기회를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삼성이나 이건희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독자들에게 ‘이건희傳’은 새로운 정보와 판단의 근거를 제시한다. 해석은 독자의 자유지만 유념해야 할 부분도 있다.
“이건희는 은둔의 경영자에요. 가면을 벗기지 말고 있는 그대로 봐줘야 합니다. 어차피 경영자는 숫자로 말합니다. 이건희가 우리 역사에서 위대한 경영자라는 사실은 분명해요. 좋다 나쁘다로 구분하지 말고 잇는 그대로를 봐야 합니다. 독자들도 분명 계층이 다양할거에요. 자기가 속한 계층의 관점으로만 보면 내용이 엉뚱하게 해석될 수밖에 없어요. 그렇게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자는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두 기둥인 삼성과 현대자동차를 다뤘다. 앞으로 또 기업 관련 서적을 낸다면 어떤 기업이 대상이 될지 궁금하다.
“재계 순서로 따지면 SK나 LG가 되겠지만 계획은 없습니다. 일본이나 중국의 민간기업의 경영승계나 지배구조에 관심이 더 많아요. 아직 연구는 미진하지만 이 나라들의 경제사와 정신사적인 측면을 더 깊이 다루고 싶습니다.”
저자의 삶의 여정도 일반적이지는 않다. 대기업 직원, 회사 대표, 갤러리 운영, 저술 활동 등 연관성이 떨어지는 분야가 유기적으로 얽힌다. 다음 여정에서는 또 어떤 새로운 분야로 역량을 펼칠지 기대된다.
“삼성자동차에서 나온 후 이런저런 사업을 했습니다. 힘든 일도 많았어요. 인간적으로 어려운 일도 여러 번 겪었습니다. 인간은 유한적 존재에요. 100세 시대지만 마지막 10~15년은 앓다 죽으니까 글쓰기 등 정신적 활동은 70살이 한계라고 생각합니다. 글쓰기는 뒤늦게 시작했어요. 그나마 접근하기 쉬운 분야가 기업 경영 쪽이었습니다. 사실 문학 쪽에 관심이 많아요. 카톨릭 신도로써 영성 분야도 관심이 큽니다. 기업 경영 분야를 얼마나 더 쓸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문학이나 영성쪽으로 넘어가고 싶은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