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취재뒷담화]기아차 광고 지하철9호선 특히 많은 이유는?

'피는 물보다 진하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

기사승인 [2015-09-15 06:00], 기사수정 [2015-09-15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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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9호선
서울 지하철 9호선 역사 내 기아자동차 K5 광고. / 사진=홍정원 기자

아시아투데이 홍정원 기자 = 서울 지하철 9호선에 가보면 유독 기아자동차 광고가 많습니다. 스크린도어며, 그 위에 걸린 TV, 그리고 광고판마다 기아차의 대표 차종 ‘K시리즈’가 나옵니다. 특히 신형 K5의 두 얼굴이 한쪽씩 그려진 스크린도어 광고는 9호선만의 명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러 광고주들의 다채로운 광고들이 형형색색 걸려 있는 다른 지하철 노선과 비교해보면 꽤나 특이한 광경인데요. 당장 고속터미널역 9호선을 빠져나와 3호선이나 7호선 환승장으로만 나가봐도 자동차 광고보다는 모바일게임 광고나 가발광고, 성형외과 광고 등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아직 광고주를 구하지 못해 비어 있는 흰색 광고판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쯤 되면 9호선 유독 기아자동차의 광고가 많이 눈에 띄는 이유가 궁금해졌습니다.

기아차에 따르면 지하철 노선 광고는 신차 출시를 전후해 단기계약으로 진행하지만, 9호선만큼은 유독 1년치 연간계약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합니다. 또 다른 노선 광고는 스크린도어 위 영상물 광고만 진행하는데 반해, 9호선의 경우 광고판과 영상물·스크린도어까지 한꺼번에 집행을 합니다. 9호선 고속터미널역에서는 미니 전시장까지 운영 중입니다. 신형 K5가 그 자리를 차지하기 전까지 이미 지난 몇 년간은 준중형차인 쏘울이 전시돼 있었죠.

기아차 관계자는 9호선의 유동인구가 워낙 많다 보니 광고가 집중되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입니다만, 기아차와 9호선간의 특별한 관계도 짚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하철 9호선은 ‘서울9호선주식회사’라고 하는 현대자동차의 손자회사가 운영하고 있는데요. 기아차는 현대자동차의 자회사니까 서울9호선주식회사는 기아차에게 조카뻘이 됩니다. 삼촌이 조카를 도와주는 셈이지요.

또 서울9호선주식회사를 도와주면 결국 그 돈의 일부분이 요즘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현대로템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을 터입니다. 팔은 역시 안으로 굽고 피는 언제나 물보다 진한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