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기자의눈] 현대차, 연비에 대한 아쉬움

기사승인 [2014-11-04 06:00], 기사수정 [2014-11-04 07:55]

  • 확대
  • 축소
  • 인쇄
  • facebook
산업부 박병일
박병일 산업부 기자


아시아투데이 박병일 기자 = “현대차가 안전에 신경 쓰다 연비를 소홀히 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현대자동차가 내놓는 신차들을 보면서 이렇게 평가했다.

최근 들어 소비자들은 고효율 수입차의 등장과 팍팍해진 경제 사정으로 자동차 연비에 더욱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럼에도 현대차는 이런 소비자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 ‘연비 나쁜 차’라는 이미지가 품질 문제 이후 또 다른 복병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초고장력 강판으로 차체 강성을 높이기 시작했고, 인간공학적설계(HMI)를 적용해 운전자의 감성을 만족시키려는 노력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전방 추돌 경보 시스템·지능형스마트크루즈컨트롤 등 첨단 안전·편의사양 적용으로 지능형 차량개발이라는 목표도 차근차근 현실화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지난해 신형 제네시스부터 최근 아슬란에 이르기 까지 공통적 문제점인 연비 효율성이 옥의 티가 되고 있다. 한 예로 최근 출시한 아슬란 3.0모델의 연비는 9.5㎞/ℓ다. BMW 740i의 9.9㎞/ℓ와 배기량이 더 높은 벤츠 E300의 9.7㎞/ℓ보다 낮다. 엔진과 트랜스미션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다운사이징을 통해 성능을 높이는 독일차와 달리 경쟁력이 약화된 현대차의 파워트레인이 원인이다.

세계 10대 엔진을 만들어 낼 만큼의 기술력을 갖고 있는 현대차가 이후 수년간 이렇다 할 신형 엔진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도 연비에 대해 소홀히 여기고 있는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현대차는 최근 나온 신차들에 대해 초고장력 강판의 비율을 높였고, 차체 내부 소음을 줄이기 위한 흡착음제를 확대했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대신 연비를 위한 기술 적용에 대해선 묵묵부답이다.

글로벌 5위의 명성을 넘어 진정한 프리미엄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최근 차량구매자들이 어떤 부분을 신경쓰는지 꼼꼼히 체크해 상품성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안전성 강화와 함께 고연비라는 두 마리를 토끼를 놓치지 않는 현대차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