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기자의 눈]현대차 노조 파업은 국제경쟁력 상실로..

기사승인 [2014-08-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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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기자수첩용 사진
산업부/ 차장


아시아투데이 김종훈 기자 = 현대자동차 노조가 파업을 결정한 가운데 현대차는 물론 협력업체에까지 피해가 확산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는 환율문제로 상반기 영업이익이 줄어들고, 리콜이 발목을 잡는 등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4만7000명의 노조원을 거느린 현대차 노조는 지난 14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파업을 결정했다. 현대차는 1987년 노조 설립 이후 1994년과 2009~2011년 등 총 4번을 제외하곤 매년 파업을 단행했다. 이번에 파업 결정으로 3년 연속 노조파업을 이어간다.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달라는 것이 파업의 주된 이유다.

노조는 이외에도 임금 15만9614원 인상, 60세까지 정년 연장,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해고자 복직 등도 요구하고 있다.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면 현대차는 수조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노조는 회사가 직면한 위기를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현대차가 경쟁력을 상실하면 결국 피해는 이해당사자는 물론 국가 전체가 감내해야 한다. 현대차가 생산성 등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구조조정에 들어가면 결국 노조원들의 소중한 일자리도 위협받는다. 회사입장에선 국내 생산경쟁력이 떨어지면 국내생산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다. 협력업체들까지도 피해는 확산된다.

현대차는 지난 2분기 원화절상(환율인하)으로 2조9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3%나 감소한 수치다. 원고추세는 현대차 경영에 당분간 난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기아차도 현대차와 상황은 비슷하다.

현대차는 지난해 임단협 결렬로 15일간 생산라인이 중단되면서 차량 5만191대를 만들지 못해 1조225억 원의 생산차질을 빚은 바 있다. 여기에 지난해 상반기 11주간 진행된 휴일 특근 거부로 1조6000억원의 생산차질까지 포함하면 무려 2조6225억원의 매출손실을 발생시켰다. 기아차 역시 생산차질 2만3271대, 매출손실 4135억원을 기록했다.

현대·기아차 부품 협력업체들도 생산중단으로 피해를 보게 된다. 국내 부품업체들의 하루 손실액은 9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면 세계 시장에서 부활하고 있는 도요타는 작년 사상최대 실적에도 궁색한 임금인상을 해 노사가 화합하고 있다. 현대차노조는 해외 경쟁자동차업체들과의 관계를 고려해 파업보다는 합리적 절충을 고민해야 한다. 회사 경쟁력강화와 생산력확대 등 성장에 힘을 모으는 합의를 이끌 필요가 있어 보인다.